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IT 벤처, 게임, 사무직, 전문직 등 화이트칼라 청년 노동자들을 만성적인 야근과 번아웃으로 몰아넣는 주범으로 지목되어 온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근절하고, 사업주의 근로시간 전자 기록·보존을 법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하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정당한 연장·야간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무제한 야근을 강요하는 '공짜 노동'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노동 개혁 쟁점이다.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다뤄진 개정안의 핵심은 실제 근무 시간과 무관하게 연장근로수당을 기본급에 미리 포함해 고정 지급하는 포괄임금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근로시간 산정이 극히 곤란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서면 합의로 허용하도록 엄격히 제한한 점이다. 특히 출퇴근 지문 인식, 사원증 태그, PC 온·오프 기록 등 객관적인 수단으로 사업주가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을 매일 기록하고 이를 3년간 보존하도록 의무화하며,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이 중점적으로 심의됐다.
여야 의원들은 청년 노동권 보호와 기업의 경영 자율성 간의 균형을 두고 격렬한 토론을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포괄임금제는 대한민국을 OECD 최장 시간 노동국가로 묶어두고 청년들의 열정을 착취하는 대표적인 적폐"라며 "출퇴근 기록 의무화를 통해 일한 만큼 정당한 임금을 받는 상식을 법률로 바로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상습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신용 제재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업무 특성상 재량권이 크고 성과 중심으로 일하는 IT 연구직이나 기획직 스타트업까지 획일적인 출퇴근 시간 기록을 강제할 경우 기업의 혁신 동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산업 현장의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유연근무제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고용노동부는 상반기 중 포괄임금제 오남용 기획 감독을 전국 IT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히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환노위는 전문가 공청회를 거쳐 법안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청년유니온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 실근로시간 기록 의무화 없이는 포괄임금제 폐지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21대 국회 내 입법 결단을 촉구했다. 환노위는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사업장 규모별 단계적 도입 방안과 처벌 유예 기준을 절충하여 법안 처리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익명 제보 센터를 통해 접수된 상습 위반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