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홍콩 H지수(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급락으로 인해 총 6조 원대에 달하는 천문학적 원금 손실이 가시화된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하여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 결과 발표와 은행권의 자율배상 가이드라인 수립 상황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 이번 질의는 원금 보장을 기대했던 고령자 등 수만 명의 금융소비자가 평생 모은 노후 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무분별한 영업 관행과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을 규명하기 위해 소집됐다.
정무위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은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SC제일 등 주요 5개 시중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 결과, 고난도 고위험 파생상품을 안전한 예금처럼 설명하거나 투자자 성향을 임의로 조작하는 등 조직적인 불완전판매 사례가 다수 적발되었다고 공식 보고했다. 이에 따라 기본 배상 비율 20~40%에 고령자, 첫 투자자, 예금 목적 가입자 등 가산 요소를 더해 최대 80%까지 손실액을 차등 배상하는 '분쟁조정 기준안' 초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 의원들은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통제 실패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여당 의원들은 "신탁 상품이라는 미명 하에 원금 100% 손실이 가능한 고난도 파생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고령층에게 마구잡이로 판매한 것은 금융회사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라며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자율배상에 나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 역시 "2019년 해외금리 DLF 사태 이후 제도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똑같은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재발했다"며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엄중히 묻고, 은행 창구에서의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피해자들의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해 대표 분쟁조정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고, 은행들의 자율배상 이행 실적을 제재 수위 감경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은행 창구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종합 개선 TF를 출범시켜 상품 구조와 판매 절차를 전면 재설계하겠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불완전판매 징벌적 과징금 부과 기준을 강화하는 입법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ELS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전액 원금 반환을 요구하며 강력한 집회를 이어갔다. 정무위는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청문회 개최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연맹 등 시민사회단체는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금융사에 대한 강력한 영업정지 처분과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구했다. 정무위는 은행권 자율배상 진행 상황을 다음 임시회에서 재점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