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11일 발표한 '홍콩 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에 대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라,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자율배상(사적 화해) 수용 현황과 투자자 피해 구제 실태를 긴급 점검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금융 피해에 대한 책임 있는 금융권 배상 점검이다.
정무위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은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책임(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등)에 따라 기본 배상 비율 20~40%를 적용하고, 고령자·초보 투자자 여부 등 가산 요인과 투자 경험 등 차감 요인을 정밀 반영하여 투자자별로 0~100%까지 차등 배상하는 종합 기준안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율배상안을 전격 수용하여 4월부터 자율배상금 지급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객 동의 시 1주일 내 배상금 입금이 이루어지는 신속 집행 절차를 보고했다.
여야 의원들은 고령 투자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와 은행권의 내부통제 쇄신을 강력히 주문했다. 여당 의원들은 "평생 모은 노후 자금을 원금 손실 위험이 큰 파생상품에 넣도록 유도한 은행의 탐욕을 엄단해야 한다"며 "은행권이 신속하게 배상 협상에 나서 4월 내에 피해자 구제가 체감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고위험 상품 판매 실적을 전면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 역시 "일률적인 20~30% 배상에 그치지 않고 사기적 부정거래가 확인된 창구에 대해서는 100% 전액 원금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은행 창구에서의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금융당국의 사전 감독 부실에 대한 자체 감사도 촉구했다.
홍콩 ELS 피해자 모임은 전액 배상을 요구했다. 정무위는 은행권의 자율배상 진척 상황을 매주 보고받기로 합의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은행권의 신속한 자율배상은 금융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공정한 배상 비율 산정을 촉구했다. 정무위는 은행별 자율배상 진행 경과를 분기별로 보고받고 불완전판매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혁신안을 입법화할 계획이다. 또한 은행연합회와 금융소비자 단체는 배상 비율 산정에 대한 객관적인 자율배상 가이드라인을 공동 마련하여 투자자 분쟁을 신속히 종결짓기로 합의했다. 금감원은 자율배상에 적극적인 금융회사에 대해 제재 수위를 감경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분쟁의 조기 종결을 유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