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역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조기에 수습하고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생명 직결 인프라를 수호하기 위한 '필수·지역의료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심사에 본격 돌입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대폭 증원 발표 이후 의료계의 집단행동과 의료 공백 우려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단순한 인력 확대를 넘어 현장 의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가 보상과 법적·재정적 안전망 구축에 나선 것이다.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뤄진 특별법안들은 소아 진료, 고위험 분만, 중증외상, 심뇌혈관 응급 수술 등 고난도·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일반 건강보험 재정 외에 정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결합한 별도의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하여 연간 수조 원대의 국가 재정을 영구적으로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지방 국립대병원과 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시설 현대화 및 필수 진료과 전공의 수련 비용 전액을 국고로 지원하는 조항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의대 정원만 단순히 늘려서는 정원 확대로 배출된 의사들이 수도권 피부·미용 분야로 쏠리는 구조적 왜곡을 막을 수 없다"며 "일정 기간 지역 내 필수의료 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 도입과 함께 취약지 의료를 전담할 공공의대 신설 법안이 패키지로 통과되어야 진정한 지역 의료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지역의료 수가 신설과 함께 의료사고 발생 시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 분만·응급 사고에 대해 형사 처벌을 면제하거나 감경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이 선행되어야만 흉부외과, 소아과 등 기피과 전공의들이 안심하고 의료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며 현장 의료진의 사법 리스크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5년간 10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 및 국비를 필수의료 분야에 집중 투입하고, 중증 소아 환자를 위한 야간·휴일 진료기관인 '달빛어린이병원'을 전국 100개소로 조기 확충하겠다는 실행 방안을 보고했다. 아울러 권역응급의료센터와 119 구급대 간 실시간 병상 정보 연계를 강화하는 광역 응급의료 상황실 구축 로드맵을 제출했다.
환자단체와 의료계는 필수의료 인프라 재건을 위한 입법 논의가 정쟁으로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보복위는 여야 간 이견이 적은 소아·응급 재정 지원 조항을 우선 병합하여 3월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