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가 상장 대기업의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 불공정 합병, 지배주주 일감 몰아주기 등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관행을 차단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의무)' 입법 공청회를 공동 개최했다. 기업 이사의 법적 의무 대상을 현행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총주주)'로 전면 확대하는 자본시장 개혁 법안이다.
공청회에서 법학계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현행 상법 제382조의3이 "이사는 회사를 위하여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만 규정되어 있어, 대주주에게 유리하고 일반 소액주주에게 치명적인 손해를 끼치는 분할·합병 결정을 내려도 이사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법적 맹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사가 충실의무를 부담하는 대상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명시하여 모든 주주의 가치를 동등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집중 제기됐다.
여야 의원들과 경제계는 상법 개정의 필요성과 경영권 위축 우려를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1,400만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자본시장은 미래가 없다"며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는 선진국 표준이자 기업 밸류업의 핵심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과 재계는 "주주 간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이사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손해배상 소송이나 배임죄 고발에 휘말려 과감한 투자와 M&A 등 경영 활동이 전면 마비될 수 있다"며 "상법 전면 개정 대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합병 비율 규제 등 핀셋 규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한 경영진의 선의의 경영 판단을 보호하는 경영판단의 원칙 문화가 함께 정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반면, 참여연대와 소액주주연대는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법사위는 공청회 의견을 바탕으로 법안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소액주주연대와 한국증권학회는 "상법 제382조의3 개정 없이는 어떠한 밸류업 대책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거듭 호소했다. 법사위와 정무위는 여야 정책위의장 간 정례 협의를 통해 상법 개정안의 적용 범위와 경영권 보호 장치(포이즌필 등) 병행 도입 방안을 절충하기로 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영문 공시 의무화와 배당 절차 선진화 조치도 차질 없이 이행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