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하고도 거처를 옮기지 못해 고통받던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공공이 주거 안정을 보장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피해 임차인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를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피해자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최장 20년간 저리 분할 상환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 피해자가 낙찰을 원하지 않거나 자금 여력이 없는 경우에는 우선매수권을 LH에 양도할 수 있으며, LH는 해당 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아 피해자에게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공공임대 형태로 최장 10년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특히 다가구주택의 경우 임차인 전원의 동의가 없더라도 피해 임차인 다수의 동의로 LH 매입이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다가구 세입자들의 구제 길을 열었다.
국토위 위원들은 "전세사기는 단순한 사인 간의 거래 실패가 아닌 사회적 재난"이라며 "피해자들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는 비극을 막고 최소한의 주거권을 국가가 지켜줘야 한다는 원칙 아래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법안이 공포되는 즉시 권역별 피해지원 전담 상담소를 설치하고, 경매가 진행 중인 피해주택에 대한 실태조사와 매입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